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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래가 줄었어요"…찬물 끼얹은 주택거래신고제

부동산 거래가 줄었어요"…찬물 끼얹은 주택거래신고제

주택거래신고제가 부동산 거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주택거래신고제가 지난달 26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투기과열지구에서 집을 사는 경우에는 자금 조달 계획과 입주 계획을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제가 시행 전에 거래 계약이 몰리기도 했지만, 거래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늘면서 주택 매매가 움츠러들고 있다.

0000385199_001_20171012060500229.jpg?type=w540서울 서초구 반포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최문혁 기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 전역 25개 구와, 과천시, 세종시, 성남 분당구, 대구 수성구에서 3억원 이상 주택을 사는 경우 계약 후 자금 조달 계획과 입주 계획을 밝혀야 한다. 분양권과 입주권을 거래할 때도 마찬가지다.

자금조달·입주계획서에는 자기 자금과 차입금을 적고, 본인이나 가족이 거주하거나 임대할지 여부와 입주 예정 시기도 작성해야 한다. 신고 내용이 허위일 경우 최대 300만원과 실거래액의 2%를 과태료로 내야 한다.

앞서 ‘8·2 부동산 대책’ 이후 싸늘하게 식었던 서울 아파트 시장은 대책 후 두 달여가 지나며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가격도 오르면서 살아나고 있었지만, 주택거래신고제가 시행되면서 당분간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금 조달 계획과 입주 계획 작성을 부담스러워하는 수요자가 많기 때문이다.

0000385199_002_20171012060500254.jpg?type=w540지난 26일부터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상의 주택을 구입할 때 자금조달·입주 계획을 밝혀야 한다. /조선일보 DB
최근 서울에서 신혼집을 장만한 김수지(29)씨는 “자금 출처 등 자금 조달 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이 부담돼, 애초 계획보다 일찍 계약했고, 잔금도 서둘러 치렀다”고 말했다.

실제 강남권 재건축 단지 등 서울 지역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매매 계약 시 특히 자금 조달 계획서 작성을 껄끄러워하는 자산가들이 많다. 은마아파트 인근 J공인 관계자는 “자영업자나 고소득 전문직 등 자금 출처를 밝히고 싶지 않은 계약자들은 자금 조달 계획서를 쓰길 꺼린다”면서 “자금 계획과 입주 계획을 신고하는 게 부담이었는지 지난달 26일부터 문의 전화가 뚝 끊겼다”라고 말했다.

일부 매수자들은 주택거래신고제를 의식해 서둘러 계약과 신고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이달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며 몸값이 오른 잠실주공5단지가 그런 사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주택거래신고제 시행 직전 주말인 지난달 23일과 24일 이틀간 7건의 계약이 신고됐다.

지난달 22일부터 단지 인근 중개업소가 정부 단속을 피해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을 고려해도 많은 거래가 성사된 셈이다. 잠실동 D공인 관계자는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매수를 마음 먹은 수요자들이 주택거래신고제가 시행되기 전에 거래를 했고, 계약 신고도 굉장히 서둘렀다”고 말했다.

주택거래신고제가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 매수를 미루는 경우도 나온다. 대치동 H공인 관계자는 “일부 수요자들이 주택거래신고제 시행으로 거래가 줄고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 구입을 미루고 있다”면서 “8·2 대책 후 단지 별로 한두 건씩 성사되던 거래가 지금은 다시 끊겼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영등포동7가 A공인 관계자는 "자금 조달 계획과 입주 계획을 알리는 게 수요자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그래서인지 최근 거래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주택거래신고제가 시행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아파트 매매 계약 신고는 92건에 그쳤다. 지난해 9월(1만839건)과 10월(1만2878건) 거래량과 비교하면 추석 연휴가 있었던 것을 감안해도 차이가 크다.

전문가들은 주택거래신고제가 시행되면서 편법 증여나 탈세 등의 불법 행위를 방지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일단 주택거래신고제는 자산가들이 자녀에게 편법으로 증여하는 등 주택 시장에서 이뤄지는 불법적인 거래를 막는 효과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주택 구매 심리가 꺾인 만큼 거래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거래량도 8·2 대책 이전보다 감소해 회복하지 못했다”면서 “지난달 26일부터 시행되는 주택거래신고제에 더해, 이달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 발표까지 예정돼 있는 만큼 시장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문혁 기자 m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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